화제의 인물-한국전기 신문

최성순 오스람코리아 사장
"오스람 상륙으로 원전 10기는 덜 지었을 걸요?"
“지난 20년간 오스람의 절전형 조명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는데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. 원자력발전소 10기는 덜 지어도 될 정도로 국가적인 에너지절감을 상시적으로 이끌어낸 셈이니까요.”
최성순 오스람코리아 사장은 오스람의 한국진출 20년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.
독일 지멘스의 자회사인 오스람이 국내에 상륙한 건 1987년.
스위스계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오스람 본사 관계자들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. 오스람 전구를 한국에 팔고 싶고, 가능하다면 생산거점도 구축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. 그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연락사무소 개설, 공장 건립 등을 최일선에서 주도했다.
하지만 모든 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었다.
“요즘이야 ‘오스람하면 오래 가는 전구’란 이미지를 떠올리죠. 당시만 해도 안 그랬어요. 오스람이란 이름 자체를 몰랐으니까요. 과거 중동 붐을 탔을 때 외국물 먹었던 사람들 정도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습니다.”
인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였다. 독일인 출신 인기탤런트 ‘이한우’ 씨를 모델로 기용, TV광고를 내보냈다. 이 광고는 세간의 화제를 불러오며 오스람을 각인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. 전구식 형광등(안정기내장형램프)이란 ‘생소한’ 제품도 잇달아 소개됐다.
산 너머 산이랄까.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. 백열전구에 익숙해있던 소비자들에게 당시 1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은 큰 부담이었다. 백열전구 보다 전기를 80%나 덜 먹고 수명도 몇 배나 길다는 설명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쉽게 열지 않았다.
“그래도 운이 많이 따랐던 편입니다. 공장 가동 직후 88 서울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대규모 공사가 연이어 진행됐으니까요. 예를 들어 롯데월드에 저희 조명제품이 거의 80%나 들어갈 정도였거든요.”
이런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오스람코리아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굴지의 조명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.
그러나 오스람코리아의 발목을 붙잡았던 건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. 값싼 중국 제품이 밀려오기 시작한 것. 오스람과 달리 국내에 생산기반이 없는 여타 다국적 기업들은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파상공세를 펼쳤고, 그 사이 토종기업들은 끝없이 추락했다.
오스람이라고 타격을 안 받을 리 없다.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였으나, 한계는 있었다.
“요즘도 여파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. 대형 할인매장에서 경쟁업체들은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행사도 곧잘 합니다. 하지만 국내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우리로선 엄두를 쉽게 낼 수 없습니다. 오스람의 품질이 좋다는 건 소비자들이 더 잘 알지만, 독불장군처럼 무조건 비싼 값을 고수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.”
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차세대 신조명인 LED(발광다이오드)와 전자식 안정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.
“오스람은 LED분야에서 일본 니치아 다음에 큰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. 간판이나 TV, 자동차 등에 우리 제품이 많이 들어가고 있죠. 조만간에는 LED로 만든 일반 조명기구도 선보일 예정입니다. 공장 천장 등에서 쓸 수 있는 고출력 형광등용 전자식 안정기 출시에도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.”
그는 앞으로도 국익에 보탬이 되는 회사로 오스람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.
한국 전기신문 황인국 기자
